▲ 한강맨션은 한강변을 끼고 있는 용산구 이촌동 최고의 입지다. 사진은 한강맨션 전경. <사진=유준상 기자>

이른바 ‘3대 난제’로 오랜 시간 발목이 잡혀오던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이 마침내 본격화를 예고했다. 창립총회가 임박하면서 조합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와서다. 한강변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만큼 업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상가 동의, 단지 내 부지, 강변 단지 소유자 동의 ‘3대 난제’ 해결… 마침내 조합 설립 ‘눈앞’

2003년 추진위구성승인을 받은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은 조합 설립을 향해 고군분투해왔다. 하지만 단지 내부로부터 비롯된 ‘3대 난제’로 10여 년간 결실을 맺지 못했다.

가장 큰 난제는 단지 외부 대로변에 위치한 상가동 주민들의 반대였다. 한강맨션 토지등소유자 717명 중 60명에 달하는 상가동 주민들이 재건축에 부정적이어서 조합설립동의율 충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추진위는 상가 측 주민들을 설득하는 동시에 상가 분리를 위한 행정 절차도 진행하는 ‘강온 전략’을 구사하며 조합 설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상가 소유주 과반수 동의를 받는데 성공해, 최근 상가와의 통합 재건축을 골자로 한 정비계획을 관할관청에 접수시켰다.

▲ 상가동 조합설립동의서 접수를 완료했음을 알리는 단지 내 현수막. <사진=유준상 기자>

다른 난제는 사업 추진을 위해 단지 중앙 놀이터ㆍ관리사무소 부지(이하 부지A) 4277㎡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분양 당시 700여 명의 토지등소유자들에게 부지A를 각각 지분을 쪼개어 공유지분으로 등기했다. 그런데 이후 주택 거래 과정에서 부지A가 제외된 채 등기했고 이에 추진위는 재건축 동의를 받기 위해 최초 계약자를 찾아야하는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추진위는 부지A에 대한 세금을 꾸준히 납부, 소유의 정당성을 확보했고 소유자 행불 처리 후 점유취득시효 완성 소송을 제기해 부지A의 소유권 확보에 다가섰다.

또 다른 문제는 한강맨션 23개동 중 강변 대형평수 단지 일부 소유자들이 재건축 후 15층 높이의 강변동 대신 35층의 안쪽동 로열층을 요구하며 동의서를 내지 않았다. 강변 대형평수 2개동(28동ㆍ38동) 각각 두 명의 소유자(총 4명)로 인해 동별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추진위는 오는 15일까지 동의서를 내지 않으면 토지분리소송을 하겠다고 통보했고 마침내 지난 6일, 28동 소유자 2명의 동의서를 징구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미동의자는 38동 두 명밖에 남지 않았고 이들이 동의서를 내야 하는 명분과 압박이 자연스럽게 마련됐다. 만약 두 명의 소유자가 창립총회 전까지 동의서를 내지 않는다고 해도 적법하게 토지분할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조합 설립에는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추진위 관계자는 전했다. 3대 난제를 해결한 추진위는 오는 22일 오후 2시 구역 인근 한강교회에서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인터뷰] 한강맨션 송업용 추진위원장
“재건축사업 제1목표는 ‘주거 환경 개선’… 건축심의서 서울시 스카이라인 준수할 것”
“유언비어 경계하고 소탐대실 명심해야… 조합 설립 이후에도 신뢰 보내주길” 당부

▲ 한강맨션 송업용 추진위원장. <사진=유준상 기자>

2014년 1월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에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송업용 위원장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추진위구성승인 후 10여 년 동안 해결이 안 되던 ‘3대 난제’를 해결한 장본인으로서 이곳 주민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는 22일 조합 창립총회에 조합장 단독 후보로 나서는 송 위원장으로부터 이곳 사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재건축사업을 이끌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재건축사업은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갖고 나아가기 때문에 업무와 사업 절차에 대해 잘 알면 순항할 수 있다. 그런데 잘 모르거나 불순한 목적을 갖는 특정 세력들이 유언비어를 만든다. 관련 회사들이 개입하는 경우도 있고 주민들 간에 이간질을 시켜서 비대위를 만들어 서로 손상을 입히는 것이 문제다. 또한 이미 좋은 조건을 가졌음에도 더 큰 요구를 하는 경우 설득하기에 힘이 든다. 개발이익이 많이 나는 일부 대형평수 소유자들에게 가장 좋은 강변 위치에 준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뒷동의 로얄층을 요구한 점은 규약을 어기는 처사다.

- 한강맨션에 재건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주거 환경 개선의 목적이 가장 크다. 아파트 내 정화조가 설치된 지 47년이 지나 삭았다. 무너지면 언제 자동차가 밑으로 빠질지 모르고 유지와 관리가 힘들다. 또 기둥-보 구조로 건축돼서 단열이 안 돼 열효율이 굉장히 나쁘며, 건축 당시 토지 기반을 닦을 때 바위까지 파고들지 않고 모래 위에 지은 아파트라 뒤틀림 현상이 있다. 한 번 금이 가면 끝없이 갈라지고 배관이나 전선도 상당히 노화가 진행됐다. 이런 환경을 개선키 위해 재건축을 서둘러야 한다.

-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시행에 대한 입장과 이에 대한 대책은/

개인적으로 폐지해야 할 제도라고 사료된다. 민간이 자기 돈 들여 고생해서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인데 이익이 생겼다고 해서 정부가 개인 재산을 강제로 환수해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경제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손해가 나면 정부에서 도와주지도 않는다. 이렇게 모순적인 제도는 폐지되거나 적어도 유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약간 무리일 수도 있지만 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하도록 도전할 것이다.

- 서울시의 층수 규제에 대한 대처법은/

조합 설립 후 곧 건축심의 단계에 이른다. 일방적으로 15층ㆍ35층 등 텐트형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건 도시미관상 좋은 선택은 아니다. 건축학적으로도 도시 미관은 스카이라인을 높게, 그리고 굴곡 있게 하는 게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스카이라인이 높을수록 동간 간격이 이격돼 그 사이로 자연과 구조물을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왜 시는 구태여 스카이라인을 낮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려면 서울시 스카이라인 기준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 한강맨션만이 가진 입지적 장점과 개발 호재를 소개해 달라/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다.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며 뒤로는 용산 가족공원과 남산이 배경을 이룬다. 이촌동은 섬 아닌 섬이다. 유흥업소 및 각종 어린이, 청소년 유해시설이 부재해 교육환경이 좋다. 섬처럼 동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분위기 자체가 아늑한 지역이다. 지하철 4호선 및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이촌역이 단지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강변북로도 가까워 시내 어느 곳으로든지 이동이 편리하다.

- 예비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제 출발점에 섰다. 이웃임에도 이해타산으로 싸우고 사업이 늦어지고 재산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유언비어, 흑색선전, 소탐대실 때문임을 항상 가슴 깊이 간직해야 한다. 사람이 살기 좋은 친환경적이고 첨단 시설이 구비된 아파트, 공학적으로 건물들의 조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아파트를 짓고 싶다. 향후 외국 설계자 컨소시엄을 영입해서 건축계획을 작성할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와 같이 조합 설립 이후에도 집행부에 신뢰를 보내 달라. 성공적인 사업 추진으로 보답하겠다.

▲ 60명에 달하는 상가동 주민들이 조합 설립에 동의하면서 사업에 활로가 열렸다. 사진은 대로변 상가동. <사진=유준상 기자>

유준상 기자  Lostem_ba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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