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미소천사 윤대표의 말랑말랑한 도시정비사업이야기
[미래파워 윤방현대표의 도시정비사업 바로알기 2]정비사업장은 하나의 창조물이다

   
 미래파워 윤방현 대표
[아유경제=박재필기자] 정비사업은 창조적인 일이다. 이 말에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창작의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예술 분야도 아니고, 더구나 실험을 해야 하는 과학 분야도 아니니 말이다. 정비사업은 정해진 사업 진행 절차에 따라 사업추진을 하면 된다. 크게 보아 사업준비단계, 사업시행단계, 관리처분단계, 사업완료단계의 총 4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모든 사업장은 이런 진행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변수가 존재한다. 사업장마다 환경이나 조건이 같다면 이와 같은 절차로 매번 반복하더라도 별 문제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조합원들이 불협화음의 고통을 겪었던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안양의 A재개발사업장이 있다. 이곳은 추진위원회 설립 이전부터 조합원이 3개의 세력으로 나누어져 서로 다투고 있었다.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정비회사도 선정하였지만, 창립총회를 앞두고 기존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권 때문에 또 다시 서로 반목하고 다투었다. 이러한 다툼이 법정 소송으로까지 가게 되었고 1년이 넘도록 창립총회를 개최하지 못하였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이런 세력들과는 관계없이 사업이 잘 추진되기를 바랐지만, 위의 세력들이 반대해서 사업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였다.

이때 나는, 정비회사의 정비사업자로서의 나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정비사업자는 정비사업이 난관에 부딪쳤을 때 이를 해결할 대안(對案)을 찾아야 한다. 나 역시 이 사업장을 어떻게 하면 다시 창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였다. 나는 3개의 세력을 일일이 찾아가 지속적으로 설득하였으며, 창립총회를 진행하여 조합원이 직접 선택한 조합장과 집행부가 사업을 추진하고, 선거에서 떨어진 세력과 사람은 더 이상 사업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합의각서를 받았다. 그 후 창립총회가 진행되었고, 조합이 설립이 되어 시공자 선정총회까지 마쳐 현재 사업은 정상적인 진행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사업이 보다 빨리 추진되기를 바라고, 조합원들의 이익도 많이 나기를 바란다. 정비회사는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의견을 우선시해야 한다. 조합원들의 지출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 역시 정비회사가 해야 할 역할 중 하나인 것이다.

정비회사는 어떻게 사업장을 창조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렇게 고민해서 만들어낸 사업장이 고덕의 B재건축사업장이다. B재건축사업장은 174%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한 시공사가 선정되었다. 무상지분율이란 조합원이 추가로 분담하는 금액 없이 입주할 수 있는 면적을 대지지분으로 나눈 수치이다. 무상지분율을 높게 책정한 시공사가 선정되었다는 것은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줄어들어 그 만큼 조합원들이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결과로 B재건축사업장은 고덕 주변의 여러 사업장 중에서 시공사로부터 가장 높은 무상지분율을 획득한 사업장이 되었다.

이 지역의 조합원들은 무상지분율을 높게 책정한 시공사를 선정하였기 때문에 추가분담금 없이 새 아파트에 입주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다. 무조건 무상지분율이 높다고 해서 조합원들이 최고의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으로 끝이 났다고 하면 오산이다. 아직 사업이 완료된 것이 아니며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또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무상지분율이 높다는 것은 시공사가 그들의 이익을 줄이고 조합원들에게 그만큼의 이익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공사에서는 자신들의 이익을 아주 적게 책정하여 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부동산경기가 좋아 아파트를 비싸게 분양하여 시공사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면 모르지만 현재와 같이 부동산경기가 침체되어 있을 때에는 시공사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시공사가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면 그 부담이 조합원들에게 전가 될 수도 있다.

B재건축사업장 조합원들은 높은 무상지분율만 보고 시공사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그 시공사가 아파트를 잘 건설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이 신뢰가 없었다면 아무리 무상지분율을 높게 책정한 시공사라고 해도 조합원들에게 선택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정비사업은 사업장마다 모두 같은 사업추진절차로 진행되지만, 사업장의 환경이나 조합원들의 특성 등은 사업장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비사업이 반복적인 업무 진행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그 동안 여러 사업장을 관리하면서 한 번도 똑같은 사업장을 경험한 적이 없다. 비슷하게 사업이 진행되는 사업장이 있더라도 어느 순간 완전 새로운 사업장으로 탈바꿈된다. 나는 정비사업자로서 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며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만 했다. 물론 사업의 진행 절차가 같기 때문에 그 정도는 반복되는 업무가 아니냐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 진행 순서까지 겹쳐 가며 빨리 사업을 추진해야하는 사업장도 있고, 한번 지나간 단계를 변경하여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장도 있기에 항상 해당사업장과 환경에 맞게 일을 처리해야만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현대인들의 생활이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의 그 설렘과 긴장은 하루, 한 달, 일 년이 지나감에 따라 어디론가 다 사라져버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익숙함과 자신감이 매번 같은 일의 반복으로 짜증과 나태함으로 바뀔 때, 나는 말하고 싶다. 오늘은 지나간 어제와 다른 하루이며, 내일은 지금 보내고 있는 오늘과 다른 하루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도 그냥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이다. 즉 우리는 우리들의 시간을 창조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의 시간을 사랑하고 우리의 일을 즐기고 우리가 만나고 있는 이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것이 내가 정비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이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이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조합원들과 많은 협력업체들은 항상 같지가 않기에 난 일을 할 때 설레고 긴장이 된다. 사업장의 모든 구성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또 어떤 창조물을 만들어 갈지 기대가 된다.

지금도 정비사업이 진행이 되는 어디에 선가 창조물이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다.

도시정비사업정론지 아유경제 www.areyou.co.kr

 

 

박재필 기자  pjp78@naver.com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재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