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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0조원대 기업이 어떻게 이럴 수가… 이랜드그룹, 회계 오기로 ‘망신살’

 

[아유경제=이경은 기자] 이랜드그룹이 청년 창업자의 사업을 가로챘다는 의혹으로 비난을 산 데 이어 수천억원에 달하는 회계 오류로 망신을 당했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10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10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으로서는 해 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6000억원대 오기? 동네 문방구도 아니고…

최근 이랜드그룹은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가 낸 6000억원대의 회계 오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룹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회계 오기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치부를 감추기 위한 고의적 행위라는 의혹이 가시질 않고 있어서다.

특히 연매출 10조원대 그룹의 지주회사에서 발생한 실수라 하기엔 의문점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게 유관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랜드월드의 2013년 사업보고서에는 국내 패션부문 매출 실적이 2조2378억원으로 기재돼 있었으나, 4월 25일 정정보고서에는 이 수치가 1조6244억원으로 돼 있다. 이는 최초 보고서와 6133억원이나 차이 나는 금액이다. 반면 패션부문 해외 매출 실적은 당초 1조9714억원에서 2조5874억원으로 6133억원 늘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도 2012년과 2011년 실적을 오류로 기재했다. 최초 보고서에는 2012년 매출액 8110억원, 영업이익 731억원, 당기순이익 316억원을 기재했으나, 정정 보고서에는 2012년 매출액이 1조6341억원으로 8231억원이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621억원 증가한 1352억원으로 바뀌었다. 당기순이익은 189억원 줄어든 126억원으로 기재됐다.

한 매체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사업보고서 상의 오기 기재를 저지른 이랜드월드에 대해 금육감독원은 이것이 단순 오류인지 고의성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성을 느끼고 감리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회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큰 차이가 나는 오기에 대한 해명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을 서로 엇갈려 잘못 계산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회계팀 존재의 이유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상적인 인수합병? 창업 꿈나무 짓밟기?

회계 오기 논란에 앞서 이랜드그룹은 청년 창업자가 힘들게 개척한 외국 제품의 국내 판매권을 사실상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한 ‘갑의 횡포’라는 비판을 받은바 있다.

지난 2013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사건으로 이랜드 그룹의 윤리경영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당시 사건도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청년 창업자 A씨와 B씨는 2012년 12월 미국 컴포트화의 업체인 ‘오츠(OTZ)’로부터 5년 동안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따냈다. 이는 두 사람이 2011년 만든 해외 브랜드 수입 유통회사의 첫 대형 계약이었다.

2012년 갤러리아백화점 등 유명 매장 납품을 시작으로 같은 해 4월에는 이랜드 신발 편집매장인 ‘폴더’에도 물건을 공급했다.

하지만 2013년 5월 오츠는 갑작스런 독점판매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씨가 대량으로 신발을 주문하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위해 판매가를 낮추자고 한 제안을 오츠 쪽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다 돌연 이를 문제 삼아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A씨는 계약 해지가 이랜드그룹이 오츠를 인수하기 직전에 벌어진 일임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당시 오츠 쪽에서 본사가 인수되는 데 인수하려는 회사(이랜드)가 현재 한국 판권자와의 계약 해지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그룹은 한 매체를 통해 “정상적인 인수합병(M&A) 과정이었으며 인수 전 오츠가 A씨와 계약을 해지했다”며 “우리는 이런 계약 관계를 그대로 인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덧붙여 “외국 브랜드 인수는 국외 시장을 겨냥한 것인 만큼 무리하게 국내 판권자와 갈등을 빚을 이유가 없어 그동안 외국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국내 판권자와 외국 업체의 계약관계는 그대로 인정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랜드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랜드의 행위가 유통업계에서 벌어지는 전형적인 ‘갑의 횡포’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런 경우 판로 개척 기업의 재고를 떠안아 주거나 판권 개척에 대한 보상을 해 줬는데 최근에는 이런 관행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개별 기업 사이의 복잡한 계약 내용은 법적으로 따져 봐야 하지만 도덕적으로는 비난 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회계 오기로 붉어진 이랜드 기업의 망신살 매출 10조원대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경은 기자  ruddms89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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