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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건, 고의성 끝은 어디까지?… 위해성 누락 ‘덜미’
▲ 지난달 사회적참사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돼 급물살을 탄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3개 업체가 독성물질 포함 사실을 라벨에 표시하지 않은 점이 포착돼 고의성을 놓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출처=환경운동연합>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불씨가 쉽게 꺼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SK케미칼ㆍ애경산업ㆍ이마트 등 3개 기업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하면서 독성물질이 포함된 사실을 라벨에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돼 전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제품 라벨에 독성물질 표시 안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ㆍ이하 공정위)가 재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새 국면을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SK케미칼ㆍ애경산업ㆍ이마트 등 3개 기업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하면서 독성물질이 포함된 사실을 제품 라벨에 제대로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들을 기만한 사실을 적발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SK케미칼ㆍ애경산업ㆍ이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법에 대한 재조사를 마쳐 이 결과를 정리해 심사보고서 작성에 착수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이 심사보고서를 3개 기업들에게 보낸 뒤, 기업들에게 3주간의 의견서 제출 기간을 거쳐 다음 달(내년 1월) 중 이 사건을 전원회의에 상정해 제재 수준을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애경산업은 SK케미칼이 제조한 ‘홈클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하고 이마트는 애경산업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아 ‘이마트(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면서 독성물질인 CMIT과 MIT 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제품의 라벨에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

허위광고 사건에 대한 공정위의 재조사는 끝났지만 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불거진 공정위 내부적 절차 문제들은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9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처리 평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고 2018년 1월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공정위의 재조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위해성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유관 업계 한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가 위해성을 모를 수가 없는데 이를 표시하지 않은 점은 고의성이 짙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논란의 불씨를 더욱 지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제품에 허위 라벨 없었다면 사망자 95% 살릴 수 있었다”

이처럼 공정위의 재조사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SK케미칼ㆍ애경산업ㆍ이마트가 제품에 가습기 살균제 위해성을 표시하지 않은 점이 다시 드러나 피해자 및 유족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 등 허위 라벨이 붙어 있지 않았다면 사망자의 95%를 살릴 수 있었던 정황이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 드러난 바 있기 때문이다.

2016년 7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ㆍ이하 옥시) 신현우 전 대표 등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2005년 12월 옥시 내부에서 ‘아이에게도 안심’이나, ‘인체에 안전’ 등의 제품 라벨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라벨 앞에 ‘적정량을 사용한다면’이란 구절을 붙이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판매 요인의 핵심은 인체에 안전하다는 점인데 ‘적정량을 사용한다면’이라고 하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의미였다”며 “당시 라벨 교체가 이뤄졌다면 사망자의 약 95%를 살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은 이번 재판에 관련한 사망자 94명 중 5세 이하가 63명, 20대 여성이 7명, 30대 여성이 19명으로 영유아와 이들의 엄마가 사망자 94명의 약 95%를 차지하는 만큼 ‘아이에게 안심’이라는 문구가 피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즉, 회사 측이 내부 검토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시정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크게 키웠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처럼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업체들의 고의성이 드러나고 있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논란의 불씨는 번져가고 있는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가해자 업체들 및 정부의 후속 조치가 어떻게 이뤄질지 앞으로의 재판에 여론의 이목이 집중된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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