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업X파일
공정위, 대형 건설사와 중소ㆍ중견업체 겨냥 건설업종 하도급 ‘싸늘한’ 감시
▲ 공정위가 송원건설에 대해 부당특약 설정행위 및 하도급대금 미지급 행위에 대해 재발방지명령을 부과하고, 미지급 하도급대금과 지연이자 지급명령을 부과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ㆍ이하 공정위)는 수급사업자에게 금속창호공사ㆍ유리공사ㆍ도장공사를 위탁하면서 부당하게 특약을 설정하고,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한 ㈜송원건설의 행위에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대형사는 물론 중소ㆍ중견업체의 건설업종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실시한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를 토대로 법 위반 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공정위, ‘갑질’한 송원건설에 제재
“지시불응 불허, 이의제기 불가” 외친 대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제한하는 불공정 거래

“현장소장 등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어떠한 조치를 해도 민ㆍ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

한 지방 건설업체가 하청업체에 공사를 맡기면서 만든 현장설명서 특약사항이다. 이런 내용의 ‘현대판 노비문서’를 하청업체에 강요하고 하도급대금까지 주지 않은 송원건설에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공정위는 수급사업자에서 공사를 위탁하면서 부당하게 특약을 설정하고,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송원건설에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송원건설은 광주에 본사로 둔 시공능력평가액 100억 원대의 중소 건설업체다.

사건에 대해 요약해보자면, 송원건설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자체 발주한 정읍 뉴캐슬아파트 신축공사 중 금속창호공사ㆍ유리공사ㆍ도장공사를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했다. 이 때 현장설명서에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을 설정했다. ▲송원건설 소속 현장소장 등의 지시에 불응 또는 임의작업시 일방적 계약해지 등 어떠한 조치에도 이의제기가 불가하다는 조항 ▲산업재해 및 안전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원사업자의 과실여부에 상관없이 수급사업자가 전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조항 ▲원사업자가 책임져야 할 품질관리 비용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해야한다는 조항 ▲공사비증액 및 변경계약 불가, 단가변동 및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증액요구 불가 조항 등이다. 이 모든 조항이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것을 금지한 하도급법 위반이다.

송원건설은 이같이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해놓고도 하도급 대금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송원건설은 수급사업자에게 사건 공사를 위탁한 후 목적물을 인수했는데도 하도급대금 2억8047만 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 또한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해야 하고, 지연 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 하도급법 위반이다.

이에 대해 광주지방공정거래사무소 김한주 소장은 “송원건설은 현재까지 하도급대금 2억8047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지연이자가 발생했다”며 “부당특약 설정행위 및 하도급대금 미지급 행위에 대해 재발방지명령을 부과하고, 미지급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지급명령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현장설명서의 특약이 실제로 이행되지 않았더라도 위법한 내용을 현장설명서에 담은 것만으로 제재 사유가 된다”며 “안전과 품질관리 등에 있어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제한하는 특약은 분명한 불공정 거래 행태”라고 꼬집었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를 비롯해 중소ㆍ중견 건설사 줄줄이 경고
공정위, “앞으로도 해당 행위 엄중 제재해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 정착시킬 것”

문제는 불공정 거래가 송원건설에만 국한되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건설ㆍCJ건설 등 대형건설사가 줄줄이 옐로카드를 받은 데 이어 하도급대금을 후려친 일부 건설사 등도 공정위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유관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올해 실시한 ‘하도급 거래 서면 실태조사’를 토대로 법 위반 비율이 높은 건설사를 겨냥하고 있다. 올해 파악한 실태점검을 바탕으로 내년 초부터 별도의 직권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미 목표물은 구체화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먼저 공정위가 올 하반기부터 경고장을 날린 건설 분야의 불공정 하도급 관련 건은 총 20여 건에 달한다. 청광종합건설, 현대건설, 대명건설, 라인건설, 태영건설, 청우종합건설, 금성백조주택, 일신건설, 기원종합건설, 경화건설, CJ건설, 가산토건 등 크고 작은 건설사들이 공정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는 6월과 7월 두 차례 경고를 받았다. 주로 서면 미발급행위로 7월에는 LH 본사 신사옥 건설공사 중 전기공사 건설 위탁과 관련한 52개 공사서면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CJ건설은 2015년 1월~지난해 12월 동안 수급사업자와 하도급거래를 하면서 하도급대금을 늦게 지급해 지난 11월 초 조치가 내려졌고 올 8월에는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를 따르지 않은 광림건설이 검찰에 고발되는 등 공정위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의원(바른정당)은 건설사들의 각종 갑질을 질타하며 부당특약, 금품요구, 물품구매 강제 등의 문제를 짚어냈다.

이 같이 제조나 용역 및 건설 분야의 경우는 하도급 횡포가 만연하다. 이 같은 행태를 인지하고 있는 공정위는 제조분야 하도급 횡포뿐만 아니라 전통적 기반의 건설 분야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당수 많은 건설사들의 불공정 혐의가 드러났다”며 “자진 시정한 경우도 있으나 위법성이 큰 업체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규모에 상관없이 제재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조치를 통해 원사업자가 안전 분야 및 품질관리 등에 있어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침해ㆍ제한하는 부당 특약을 설정하는 행위 및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하는 행위에 대한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태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부당특약 설정행위, 하도급대금 미지급 행위 등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 행위를 적발하면 엄중 제재해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가 정착하는데 힘쓴다는 구상이다.

 

김진원 기자  figokj@hanmail.net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진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