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업X파일
방사능 뿜는 ‘대진침대’, 원안위 결과 번복에 혼란 가중라돈 영향, 초등생은 성인 2~4배… 어릴수록 영향 커
▲ 지난 16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기자회견을 열어 라돈이 검출된 침대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아유경제=김학형 기자] 대진침대가 제조한 침대에서 방사능 물질이 대량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능 물질인 라돈은 호흡기를 통해 몸속에 축적돼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특히 학계에 따르면 라돈은 유아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3~4배 정도 위험성이 높고 초등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도 성인의 2배 정도로 파악됐다.

‘라돈’이 거기서 왜 나와?
방사능 피폭선량 기준치 초과… ‘총 7개 모델’에서 결함 발견

지난 3일 SBS ‘8시 뉴스’는 몸에 좋은 음이온이 나온다는 대진침대의 제품에서 대량의 라돈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7년 전 대진침대 제품을 구입한 제보자는 지난 1월 휴대용 측정기에 많은 양의 라돈이 표시된 걸 발견했다. 전문 라돈 측정업체를 불렀더니 발코니와 안방에서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라돈이 침대 위에서는 2000베크렐(Bq)이 넘게 나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정밀 검사 결과, 주로 광물에 함유된 우라늄과 토륨 등 라돈을 생성하는 방사능 물질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대진침대의 매트리스에서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를 최고 9.3배 초과했다는 2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앞서 이달 10일 원안위는 대진침대 제품에서 기준치를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한국원자력안전재단 등과 조사한 결과 실제 라돈 피폭선량이 법정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한 바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2차 발표에서 원안위 관계자는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 매트리스 7종 모델(▲그린헬스2 ▲네오그린헬스 ▲뉴웨스턴슬리퍼 ▲모젤 ▲벨라루체 ▲웨스턴슬리퍼 ▲네오그린슬리퍼)이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이하 생활방사선법)」의 가공제품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결함제품으로 확인돼, 수거명령 등 행정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닷새 전 내린 ‘방사선 기준 적합’ 판정을 번복한 것이다. 원안위는 매트리스 제품 스폰지 7종에 포함된 모나자이트에서 라돈과 토론(라돈의 동위원소)을 합친 연간 피폭선량이 연간 1밀리시버트(mSv) 초과를 금지한 생활방사선법 기준의 최고 9.35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차 조사에서 스펀지 없이 속커버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여 차이가 생긴 것이란 설명이 이어졌다. 대진침대는 5일 안에 결함 가공제품의 현황과 후속 조치 등을 원안위에 보고해야 한다.

또 원안위는 “대진침대 실제 사용자에게 협조를 받아 아직 확보되지 않은 매트리스 모델 시료의 피폭선량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처분 및 이행상황 점검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모나자이트 유통현황을 지속적으로 조사하는 한편, 일상 생활용품에 모나자이트 사용을 제한하거나 천연 방사성 물질 성분 함유 표시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방사능 물질 관련 주무관청인 원안위가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해줘도 모자랄 판에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성급한 결론을 내렸단 비난이 뜨거워지고 있다. 덕분에 국민들의 불안은 가중됐고 공공에 대한 신뢰도까지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용자ㆍ시민단체 ‘집단 소송’ 움직임
시민단체 “‘안방의 세월호’와 같다… 
후속 조치 강구”

이런 가운데 대진침대 사용자 900여 명이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6일 환경보건시민센터(이하 시민센터)는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가 된 대진침대가 2010년 이후에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2~3년 이내 사용자들 사이에서 (방사선 피폭에 따른) 건강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민센터 관계자는 “대진침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선 라돈은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암연구소(IARC)가 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암 발병의 주원인”이라며 “발암물질에 노출되면 10년 내외의 최소 잠복기를 거쳐 발병이 시작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라돈침대 사용자가 직ㆍ간접 흡연을 하거나 고농도의 초미세먼지ㆍ석면 등 폐암 발병의 다른 요인들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면 발병 가능성이 크게 증가한다”면서 “라돈침대 사용자들의 폐질환 발병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시민센터는 정부와 기업이 당장 사용자 전수조사와 잠복기를 고려한 건강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원안위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대진침대의 매트리스 총 15종을 추가로 수집ㆍ조사한다는 계획만 밝혔다.

한편 지난 17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ㆍ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도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라돈 방사성 침대 관련 부처 긴급 현안점검회의’를 열었다.

특조위 안전소위는 이들로부터 부처별 대응 현황과 향후 대책을 보고받고, 피해 해결과 방사성 물질 안전 관리 방안 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시민센터 등도 성명을 내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다시 촉구했다. 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나 침대는 모두 안방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라돈 침대 사건은 또 다른 참사라고 불러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본보는 대진침대가 이번 사태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모자나이트’를 납품한 업체와의 계약 내용, 리콜 조치 및 피해 보상 방안 등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으나 아무 답변을 듣지 못했다.

김학형 기자  keithhh@naver.com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