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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부동산 규제 이전의 세상은 없다

[아유경제=박휴선 기자] 어제(18일) 친구에게 앞으로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 아파트와 주택을 매매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관할 구청에서 허가증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해줬다. 그랬더니 친구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허가제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였다.

이달 17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잠실 마이스(MICE) 개발사업,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부지와 그 영향권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6ㆍ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일대 주택을 매매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상 지역은 잠실과 코엑스 일대에 조성 중인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동(▲강남구 삼성동ㆍ청담동ㆍ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전역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반드시 관할 시ㆍ군ㆍ구에 토지거래허가서를 신청하고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사전에 신고해야 하는 대상은 아파트, 빌라 등 주택의 경우 18㎡, 상업시설은 20㎡ 이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규제지역 확대를 통한 대출 규제 대책 등 규제 강도가 높은 편”이라며 “규제지역 주택 구입에 대해 실입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갭투자 및 원정투자 수요를 시장에서 덜어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이번 대책은 서울 강남뿐 아니라 수도권 및 지방의 투기 수요도 모두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고강도 대책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추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국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행위라며 국민들의 재산권 침해 가능성을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출ㆍ세금 등의 주변적 규제를 통해 국민에게 주어진 사유재산 소유 권리와 ‘거주ㆍ이동의 자유’를 막기 시작했다”라며 “토지거래허가제와 같은 조치는 과거 나치 독일에서나 시행했던 제도이며, 선진국 반열의 국가에선 보기 어려운 제도”라고 비판했다.

과거 대책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단기 진정ㆍ재반등’ 패턴이 또다시 나타나는 등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고, 주변 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미 해당 구역의 바로 옆 아파트 단지의 호가는 수천만 원씩 올라가고 있다.

잠실동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잠실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되고, 신천동은 포함이 안 된다”라며 “오늘 하루에만 신천동은 평당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정도 오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6ㆍ17 대책과 관련해 “중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라며 “장기적으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주변 지역을 시작으로 경기 김포ㆍ광주ㆍ파주, 부산광역시ㆍ경남 창원 등 풍선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정계에서도 부동산 정책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부동산 규제 이전의 세상을 위한 듯 규제 완화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제21대 국회에 입성한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연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박휴선 기자  au.hspark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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