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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서울 지역 구청장들, 재건축 규제 완화 직접 요청… 정부, 응답할까?
▲ 지난 13일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수영 양천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제공=양천구청>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서울 내 재건축 추진 단지의 규모가 큰 송파ㆍ양천ㆍ노원구의 청장들이 노형욱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을 만나 직접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요구에 나서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본보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둘러싼 재건축시장 분위기 등을 살펴보려 한다.

여당 소속 구청장들, 국토부 장관 면담… “안전진단 규제 완화 고려해야”
서울 내 안전진단 통과 재건축 단지 사례, 규제 강화 이후 급격한 ‘감소’

최근 도시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박성수 송파구청장과 김수영 양천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을 만나고 안전진단 규제 등을 비롯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지금까지는 구청장들 개개인이 안전진단 완화를 요구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단체로, 그것도 여당 소속 구청장들이 중앙정부 부동산 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렇다면 대체 재건축 안전진단이 어떤 의미를 갖기에 이토록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된 것일까. 먼저 해당 절차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주택의 노후ㆍ불량 정도에 따라 구조의 안전성 여부나 보수비용 및 주변 여건 등을 조사해 재건축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로 사업 추진 주체가 관할 기관에 신청해 시행 기관이 정해지면 안전진단 절차에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과 정밀안전진단으로 나뉘며 평가위원회가 ▲지반상태 ▲균열 ▲노후화▲건물마감 ▲주차ㆍ일조ㆍ소음환경 ▲도시미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전원합의제로 재건축 여부를 결정한다.

예비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분류되는데 다음 단계인 정밀안전진단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D등급 또는 E등급을 받아야 하며, A~C등급일 경우 유지 또는 보수로 분류돼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

정밀안전진단 단계에서는 ▲구조안전(40%) ▲설비성능(30%) ▲주거환경(15%) ▲경제성(15%) 등을 평가해 예비안전진단과 마찬가지로 A~E등급까지 분류해 E등급을 받으면 즉시 재건축이 허용된다. D등급의 경우, 리모델링이나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하며 나머지 등급들은 훗날 사업 추진을 도모해야 한다.

사실 국토부는 집값 폭등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2018년 3월 공동주택 재건축사업의 구조 안전성 확보와 주거환경 개선 등의 취지로 안전진단 절차 및 기준을 강화하면서 안전진단 평가항목별 가중치를 변경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1차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인 D등급을 받더라도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재차 적정성 검토를 진행하도록 하면서 규제를 보다 강화했다. 즉, 재건축 추진 요건을 까다롭게 심사하고 무분별한 사업 추진을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사실상 무너질 정도가 아니라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게 된 것이다.

규제 강화 효과는 빠르고 명확하게 나타났다. 2018년 안전진단 평가항목별 가중치 변경 전까지만 해도 서울 내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단지는 56곳이었지만, 이후에는 지난달(9월)을 기준으로 5곳만이 통과하며 과거에 비해 약 89% 감소했다.

▲ 국토교통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자 재건축 추진 단지가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단계에서 다수 탈락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추후 물량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전문가 “주거환경 악화에 공급 물량 감소… 우려되는 상황”
정부 정책 변화 ‘요지부동’ 예상도

상황이 이러자 서울 송파ㆍ양천ㆍ노원 구청장들을 중심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직접적인 요구를 국토부 장관에게 전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노 장관을 면담한 구청장들은 안전진단 평가 4개 항목 중 ▲구조안전성 ▲건축마감 및 설비 노후도 ▲주거환경 등에 대한 비율을 30%로 통일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고려했을 때, 거주하는 주민 관점에서 주거환경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이에 대한 비중을 기존 40%에서 15%로 낮춘 반면, 구조안정성 비중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주민들이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규제 완화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다는 게 구청장들의 설명이다.

또한 행여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사기관의 승인을 받지 못해 추후 다시 도전할 경우 주민들이 떠안아야 할 재정적인 부담이 상당해 이를 개선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를 두고 업계 한 전문가는 “안전진단 규제 강화로 재건축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심지어 노후화된 아파트들은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면 변압기가 버티지 못해 정전되기 때문에 에어컨도 사용하지 못하는 예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규제는 신규 재건축사업에도 영향을 줘 추후 아파트 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계속되는 재건축 규제는 시장 안정화 저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간 문재인 정부가 철옹성처럼 고집스럽게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만큼 임기가 끝날 때까지 현재 판단을 고수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요식행위’ 정도로만 보고 있다가 부동산시장이 지나치게 거품을 형성하면서 시선을 달리하게 됐고, 이제는 재건축사업 자체에 투기적인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쉽사리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단지들이 안전진단 통과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재정적인 부분 등을 고려해 스스로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재건축 규제 변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서 주거환경 악화와 아파트 공급 부족을 외면한 채 정책 변화 없이 부동산 정책을 이어갈지 아니면 규제 완화 요구를 받아들이고 반전을 꾀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구청장들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요구에 정부가 호응할지는 현재로써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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