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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정부, 가계부채 증가 막았다?… 대출 수요는 ‘여전’
▲ 정부가 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출 수요는 여전해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금융위원회가 규제를 강화해 가계대출 증가 속도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가계 빚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대출 수요는 여전해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3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2016년 이후 ‘최대치’

지난달(10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1057조9000억 원으로 한 달 새 5조2000억 원이 늘었다. 지난 9월 말보다 약 1조 원이 줄어 증가 규모는 작아졌지만, 은행권에 이은 주택 관련 대출 상품 판매 중단 등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친 결과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 말보다 36조7000억 원 늘었다. 2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43조5000억 원으로 3분기 증가폭은 이보다 7조 원가량 줄었다. 가계신용은 금융사의 가계대출과 카드사 등의 판매 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만 따로 봤을 때는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44조7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7조 원 늘어났다. 2분기 증가액은 41조 원으로 2분기보다 37조 원(2.2%)이 늘어났다.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의 3분기 증가액은 16조2000억 원으로 2분기보다 증가폭이 7조 원가량 줄었다.

재계 전문가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여전히 빠르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 맞춰 가산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대응한 바 있다. 그러나 증가세가 잡히지 못하고 3분기 들어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한국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주택 매매 및 전세, 집단대출 확대 등으로 지난 분기에 비해 확대됐다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봤다. 실제로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3분기에 다시 뛰었다. 3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조8000억 원으로 2분기보다 약 3조 원 늘었다. 3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16년 4분기 이후 최대치다.

또 예금은행의 3분기 가계대출은 21조1000억 원으로 늘어 올해 최대 규모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분기 18조7000억 원, 2분기 12조4000억 원으로 조금씩 안정됐지만 3분기에 다시 증가세가 빨라졌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2분기에는 4조8000억 원에 불과했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분기에 16조4000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2분기 7조6000억 원에서 3분기 4조6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줄었다. 비은행예금 3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2000억 원으로 2분기보다 약 1조 원 감소했고 보험사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 3분기 증가액은 7조7000억 원으로 2분기 19조 원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내년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해외 주요국에 비교해 빠르고 지난 10월 물가상승률이 3%를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높이는 요인이다.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국고채, 은행채 등을 비롯한 시장금리인 준거금리에 차주의 신용도, 은행이 마진 등이 반영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은행권 대출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시장금리가 상승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지난 9월 말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398%에서 1.593%로 상승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1.264%에서 1.419%로 올랐다. 당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달 12일 기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의 신용대출금리는 연 3.38~4.76%,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연 3.73%~4.83%로 집계됐다. 은행권에선 5%대에 근접한 신용대출 상품이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늘어난다. 지난 9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 안정 상황에 따르면 기준금리 0.25%p 인상 시 차주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 규모는 2020년 말 대비 5조8000억 원 증가한다. 차주 1인이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301만 원으로 2020년 말 대비 약 30만 원이 늘어났다.

DSR 규제 내년부터 ‘강화’… 총 대출액 1억 원으로 ‘제한’
업계 “주택가격 안정 없이 가계부채 조정 못 할 것”

내년부터는 총부재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큰 폭으로 강화된다. DSR은 연소득 대비 연간 대출 원리금의 비율로 소득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을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는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규제지역에서 6억 원 이상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DSR이 40%로 제한됐지만 내년부터는 집값과 관계없이 총 대출액이 2억 원을 넘으면 DSR 40%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더불어 내년 7월부터는 DSR 규제의 기준점이 총 대출액 1억 원으로 강화된다.

또 카드론에도 DSR이 적용돼 카드론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도 크다. 내년 1월부터 카드론에 DSR을 적용할 경우 카드론 취급액이 최대 30% 감소해 카드채 금리가 올라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SR 규제가 차주, 개인을 대상으로 한 규제인 만큼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부부의 연소득을 합산한 대출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부부가 모두 근로소득자가 아니라면 증빙소득, 신고소득 등으로 가능 여부를 일일이 따져야 한다.

주택가격의 안정 없이 가계부채의 조정도 없을 것이란 연구 기관의 제언도 나왔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주요국 가계부채 조정 사례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 조정을 겪은 국가들은 금리 상승→주택가격 하락→가계부채 조정 흐름을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부동산 거품 우려에 따라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1%에서 5.25%까지 올렸다. 이후 미국 주택가격은 폭락했고 가계부채 부실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국가에서 차주의 상환 능력에 초점을 둔 미시건전성 규제가 도입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어느 정도 둔화시켰음에도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했다”라며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된 것은 저금리의 영향도 있지만, 주택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를 금융 정책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2019년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수준은 190.6%로 OECD 주요국 가운데 매우 높은 편이지만 그동안 규제를 엄격하게 시행했기에 금리 상승이 금융 불안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주택가격 하락이 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 미국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및 주택가격 추이. <출처=보험연구원>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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