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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시공자와의 공사도급계약 해제가 계약서상의 사유로 한정되는지 여부
▲ 이재현 법무법인 산하 수석변호사/ 아유경제 편집인

1. 사실관계

1) 채무자는 A 재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된 조합이다.

2) 채무자는 2018년 12월 임시총회를 개최해 채권자들을 이 사건 사업을 위한 공동 시공자로 선정하는 결의를 하고, 2019년 1월 채권자 사이에 채무자가 채권자들에게 이 사건 사업을 위한 공사를 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3) 채무자는 지난해 9월 임시총회를 개최해 채권자들에 대한 시공자 선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할 것을 결의하고, 같은 달 채권자들에게 시공자 선정 취소 및 이 사건 계약의 해제 사실을 통보했다.

2. 채권자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임시총회는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고, 또한 이 사건 계약 제34조 제1항은 계약 해제 사유를 명시하고 있는데, 채권자들은 위 조항 소정의 해제 사유를 위반하지 않았다.

따라서 채무자가 채권자들에게 한 시공자선정취소 및 이 사건 계약의 해제 통보는 무효이고, 이로 인해 채권자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신청 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3. 법원의 판단(당 법인 수행사례)

가. 관련 법리

채권자들이 구하는 가처분은 그 가처분이 발령되면 본안판결을 통해 얻고자 하는 내용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권리 관계가 형성되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이다. 만족적 가처분을 구하는 신청이 인용되는 경우 채권자로서는 본안판결 전에 그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는 본안소송을 통해 다퉈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해 볼 때,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그 피보전권리에 관해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된다.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춰 이 사건에 관해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춰 보면,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에 대해 신청 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

1)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임시총회 결의에 절차상 하자가 있음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면, 채무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소집절차를 모두 마친 것으로 보인다.

2) 도급인은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손해를 배상하고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673조). 이 사건 계약서 제34조에서 계약 해제 내지 해지의 요건을 명시한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계약 당사자들이 「민법」 제673조의 적용을 배제하기로 명시적으로 합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채무자의 조합원들은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 「민법」 제673조에 기해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할 것을 결의했고, 이에 따라 채무자는 채권자들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제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채권자들은 ‘채무자가 채권자들에게 향후 배상해야 할 손해액이 약 6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이고, 변제할 대여금 원리금을 합하면 110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데도 채무자는 손해액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하기로 하는 결의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임시총회의 속기록(소을 제7호증 참조)을 살펴보면, ①사회자는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하면 채권자들로부터 빌린 대여 원리금을 변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한 점 ②또한 「민법」 제673조에 따라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이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기에, 채무자는 이 사건 계약의 해제로 인해 손해배상청구가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해제하고자 결의한다’는 취지로 설명한 점 ③결의 당시는 향후 발생할 손해 금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는 조합원들에게 향후 발생할 손해액에 대한 법무법인 작성의 자문서를 교부하며 대략적 설명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채무자의 조합원들은 이 사건 계약의 해제로 인해 향후 손해배상 의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 결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이 사건 임시총회 결의가 현 단계에서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는 추후 본안소송에서의 충실한 심리와 증거조사를 통해 판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조합과 시공자와의 계약은 기본적으로 도급계약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민법」 제673조에 의해 수급인 즉, 시공자가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인 조합이 손해를 배상하고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시공자는 공사도급계약서에 명시된 해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부적법한 해제라고 주장하곤 한다.

최근 시공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일부 법원의 판단도 있으나, 당 법인은 시공자와의 해제가 계약상의 해제가 아닌 「민법」 제673조에 기한 도급인의 해제권을 행사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조합원들이 위 규정에 따른 해제로 인해 조합원들에게 미칠 손해액이나 위험성 등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충분히 고지시킨 상태에서 한 해제임을 부각시켜 시공자의 주장을 배척한 바 있다.

이재현 변호사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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