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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시공자 선정 시기 단축 ‘실패’에도 서울 도시정비사업 기대감 상승… 왜?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ㆍ1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기존에 추진하던 부동산 정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제공=서울시>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시공자 선정 시기 단축이 무산된 가운데 서울시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활성화를 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시공자 선정 시기 조정 사실상 ‘폐기’… 조합 “자금 조달 어려움 커”

지난 13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국민의힘 이성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종무 의원이 각각 발의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 개정안을 제308회 정례회 안건으로 올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않고 보류하기로 했다. 10대 서울시의회 임기 만료와 함께 해당 조례안은 폐기될 예정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조합설립인가 후에 시공자를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은 공공관리제도에 따라 사업시행인가 후에 시공자를 선정한다. 공공관리제도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때 통과된 설계안에 따라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함으로써 과도한 공사비 증가를 막겠다는 것이 당초 취지였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한 사업만 시공자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인가 후로 앞당기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정비계획이 수립된 조합이 조합원 2/3 이상의 동의를 받은 경우 신속통합기획 추진 여부에 상관없이 조합설립인가 후에 시공자 선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김 의원은 “서울만 시공자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후로 규정해 조합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정비사업 활성화가 시급해진 만큼 시공자 선정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각각 발의한 개정안에 충돌하는 내용이 있어 보류됐다”라며 “주민 의견 수렴을 추가로 진행한 뒤 다시 개정안을 만들어 11대 서울시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공자 선정 시기를 앞당기는 것에 대해 서울시는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지금 상황에서 시공자 선정 시기를 앞당기면 공공관리제도가 없던 10년 전의 문제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공청회 등을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공자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인가 후로 하는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 개정안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들의 큰 기대를 받았었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려면 1~2년이 걸리고 각종 용역 등을 발주하면서 적잖은 자금난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자금난으로 인한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합 상황에 맞춰 시공자 선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후에 시공자를 선정하면 자금 조달이 힘들어진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서울시의회 ‘여대야소’로 재편…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 ‘탄력’

시공자 선정 시기 단축 무산에도 도시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해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이유는 지난 6ㆍ1 지방선거로 서울시의회 지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 110석 중 102석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고작 6석을 확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의회 내부 의장과 부의장, 11개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했었다.

그러다 지난 선거로 판도가 바뀌었다. 전체 서울시의회 112석 중 오세훈 서울시장과 같은 정당인 국민의힘은 76석, 더불어민주당은 36석을 확보해 의석 비율이 여대야소로 재편됐다. 시장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자치구도 국민의힘이 25곳 중 17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서울시의회는 서울 예산안 심의권을 비롯해 행정 감사, 조례 개정 및 폐지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려면 의원들의 협조가 필수다. 시장과 같은 소속 정당이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을 차지하는지에 따라 정책 추진 동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회와 서울시는 지난해 예산안 심의, 조례 제정ㆍ폐지 과정에서 빈번하게 충돌했었다.

선거 이후 국민이 가장 이목을 집중하는 분야는 역시 부동산이다. 오 시장은 선거 기간 당시 부동산 관련 공약으로 ▲신속통합기획 쾌속 추진 ▲다가구 밀집지역 내 모아주택ㆍ모아타운 추진 ▲청년 주택 개선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3대가 함께 사는 효도주택 공급 등을 제시했다. 부동산 관련 공약 5개 중 2개가 도시정비사업 관련 공약인 만큼 도시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모아타운ㆍ한강르네상스프로젝트 속도낸다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를 예고하듯 서울시는 선거 후 첫 부동산 관련 정책으로 모아타운 층수 제한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달 7일 서울시는 모아주택ㆍ모아타운 심의 기준을 개선해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선된 심의 기준은 기존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적용되던 층수 제한을 없애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지상 7층 높이 제한이 있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모아주택을 건립하면 공공기여 없이도 지상 최고 15층까지 지을 수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부터 지상 15층 이하로 제한된 제2종일반주거지역은 모아타운 내 모아주택을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건립하면 층수 제한이 없어진다.

이어 서울시는 모아타운 대상지를 선정해 주택 공급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 21일 서울시는 모아타운 대상지 발굴 자치구 공모를 진행한 결과, 12개 자치구에서 21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종로구 1곳, 성동구 2곳, 중랑구 4곳, 강북구 1곳, 도봉구 2곳, 노원구 1곳, 서대문구 1곳, 마포구 2곳, 양천구 2곳, 강서구 1곳, 구로구 2곳, 송파구 2곳이다. 서울시는 이번 선정된 대상지에서 주택 1만7000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청지역 중 역사문화환경 보존과 관리가 필요한 지역(한양도성, 풍납토성 등)은 최종 대상지에서 제외됐으며, 이번 선정에서 제외된 8곳은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선정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오는 7월 중 모아타운 대상지 발굴을 위한 자치구 공모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민들이 직접 관리계획안을 마련해 자치구에 제출하는 ‘모아타운 주민제안’도 추진한다.

또 오 시장은 ‘한강르네상스프로젝트’ 시즌2도 본격화했다. 서울시는 지난달(5월)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강변 공간 구상’을 위한 입찰공고를 낸 데 이어 이달 중 관련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난 선거에서 한강변 재개발ㆍ재건축 단지가 몰린 구의 표심은 오 시장을 향한 바 있다. 서울 11개 자치구 중 한강변과 인접한 10개 자치구는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한편, 서울의 도시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게 되면 단기적인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왔다.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주택을 도입한 도시정비사업 중심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투기 방지 대책으로 ‘지분 쪼개기 등을 통한 투기세력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달 23일을 권리산정기준일로 지정ㆍ고시한다는 구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도시정비사업은 개발 호재로 작용해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된다”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 최근 시공자 선정 시기 조정이 무산된 가운데 도시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커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아유경제 DB>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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