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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지위 상실시 ‘분담금 반환 시기 제한규정’이 공정한 것인지
▲ 이재현 법무법인 산하 수석변호사/ 아유경제 편집인

1. 사실관계

1) 피고는 「주택법」에 따라 울산광역시 중구 일대를 사업지로 해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이다. 원고는 2016년 2월 29일 피고의 조합원이 돼 위 사업지에 건축될 아파트 1가구를 공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고, 위 조합가입계약에 따른 분담금 및 업무대행비 명목으로 합계 5000만 원을 지급했다.

2) 피고 조합 규약 제8조제1항은 조합원의 자격요건으로 ‘주택설립인가 신청일부터 당해 주택조합의 입주가능일까지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하거나 주거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1가구를 소유한 세대주인 자’를 요구하고 있고, 제12조제2항은 ‘관계 법령 및 본 규약에서 정하는 조합원 자격에 해당하지 않게 된 자의 조합원 자격은 자동 상실된다’고 정하고 있다.

3)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서 제12조제5항에는 ‘탈퇴, 조합원 자격의 상실, 제명 등으로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한 자에 대해서는 조합원이 납입한 제 납입금에서 소정의 공동 부담금, 연체료 및 대출금, 미납대출이자 등을 공제한 잔액을 대체 계약자 대금이 입금 완료됐을 때 환불하기로 함(이하 반환시기 제한조항)을 원칙으로 하며 이에 동의한다. 이 경우 업무대행비는 반환하지 않으며, 납입한 원금에 관한 이자도 지급하지 않는다’고 기재돼 있다.

2. 원심(울산지방법원)의 판단

이 사건 원심은 조합가입계약의 반환 시기 제한조항이 조합원에게 지나치게 불리해 공정성을 잃은 조항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 제6조제1항, 제2호제1호 등에 따라 무효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3. 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0다217380 판결)

1) 지역주택조합의 사업은 조합 설립 전에 미리 조합원을 모집하면서 그 분담금 등으로 사업을 위한 부지를 매수하거나 사용승낙을 얻고 그 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소유권을 확보하고 사업승인을 얻어 아파트를 건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그 진행 과정에서 조합원의 모집, 재정의 확보, 토지매입 작업 등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가 많음에 따라 최초 사업계획이 변경되거나 당초 예정했던 사업의 진행이 지연되는 등의 사정이 발생할 수 있다.

2) 이러한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상 지역주택조합이 자격을 상실하거나 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조합원에 대해 즉시 이미 낸 분담금을 반환해야 한다면 예기치 않은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조합의 자금계획에 차질이 발생해 다수의 잔존 조합원들의 이익이 침해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자격을 상실한 조합원 등에 대한 분담금 반환 시기를 대체 계약자의 대금이 입금됐을 때로 정한 것은 타당성이 인정된다.

3)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의 반환 시기 제한조항은 피고의 분담금 반환 의무 자체를 면제하거나 부당하게 경감하는 내용이 아니라 그 반환 시기 등만을 제한하고 있고, 조합원 측의 사정, 즉 탈퇴, 조합원 자격의 상실, 제명 등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조합원의 지위 상실이라는 사정에 기초해 적용된다.

4) 결국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한 자에 대해 대체 계약자가 대금 입금을 완료한 때로 반환 시기를 정한 반환 시기 제한조항이 약관법 제6조제1항의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해 공정성을 잃은 약관조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약관법 제6조제1항, 제2조제1호에 따라 고객에 대해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이라는 이유로 무효라고 보기 위해서는, 그 약관조항이 고객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약관 작성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해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해 형평에 어긋나는 약관조항을 작성ㆍ사용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등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줬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그리고 이처럼 약관조항의 무효 사유에 해당하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인지 여부는 그 약관조항에 따라 고객에게 생길 수 있는 불이익의 내용과 불이익 발생의 개연성, 당사자들 사이의 거래 과정에 미치는 영향, 관계 법령의 규정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4년 6월 12일 선고ㆍ2013다214864 판결, 대법원 2017년 4월 13일 선고ㆍ2016다274904 판결).

반환 시기 제한조항에서 정한 분담금의 환불 시기인 ‘대체 계약자 대금이 입금 완료됐을 때’는 일종의 불확정기한이라고 할 수 있다. 불확정기한은 위 사실이 발생한 때 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정된 때에 기한이 도래하므로, 원고는 자신을 대체할 다른 계약자가 입금을 완료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대체 계약자의 대금 입금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기한의 도래를 이유로 분담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결국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한 자에 대해 대체 계약자가 대금 입금을 완료한 때로 반환 시기를 정한 반환 시기 제한조항이 약관 작성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해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해 형평에 어긋나는 약관조항을 작성ㆍ사용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등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줬다고 볼 수 없어 불공정한 약관조항으로 보기 어렵다.

이재현 변호사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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